국내산 참당귀의 효능

한의사 · 한의학박사
이 재 성
The Effects of Angelica gigas NAKAI
본 글은 저자의 허락을 받아 “이재성 박사의 생활건강 블로그”에서 발췌한 글로서, 특정 제품의 효능에 관한 글이 아니라 당귀의 일반적인 효능에 대해 기술한 글임을 밝힙니다.
당귀는 그 유명한 십전대보탕에도 들어가고, 쌍화탕, 사물탕, 보중익기탕, 귀비탕, 불수산 등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처방에 두루 사용된다. 당귀는 명실공히 가장 대표적인 한약재이면서, 동시에 식품 원료로 사용가능한 재료이다. 한국인에게 친숙한 당귀의 효능을 일반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풀이해본다.
들어가는 말
우리나라에서 한약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인삼이지만, 그것은 ‘고려인삼’이라는 브랜드를 세상에 띄운 마케팅 활동 덕분입니다.
실상 동의보감에 나오는 처방들 중에서 가장 많이, 500회 이상이나 쓰인 약재는 바로 당귀입니다. 사용빈도로 보면 한약재 중에 가히 으뜸입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한약 냄새는 아마도 쌍화탕 냄새일 겁니다. 그 냄새의 대표가 바로 당귀랍니다. 감초와 생강도 물론 많이 쓰였습니다만, 이것들은 약성을 부드럽게 완화시키기 위한 양념 같은 약재일 뿐입니다.
당귀는 그 유명한 십전대보탕에도 들어가고, 쌍화탕, 사물탕, 보중익기탕, 귀비탕, 불수산 등 일반인에게도 익숙한 처방에 다 들어갑니다. 당귀는 명실공히 가장 대표적인 약재죠.



당귀는 한의학에서 보혈활혈(補血活血), 행기지통(行氣止痛), 산어소종(散瘀消腫), 조경(調經)을 목표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약리학적으로 밝혀지고 있는 효능은 더 놀랍습니다. 심장혈관계 보호작용(심장혈관 질환 예방효과), 중추신경계 보호 작용(치매와 뇌경색 예방효과), 항종양 작용, 항암 작용, 면역 활성화 작용, 항산화 작용, 항염증, 항미생물 작용, 조혈 작용, 간보호 작용 등이 연구되었으며, 해외 유명 학회지에 발표된 수많은 논문자료들이 있습니다.



당귀는 어떤 식물인가?
쌈밥집에 가면 당귀 이파리를 만나게 되지만 약이나 차로 쓸 때는 당귀의 뿌리 부위를 씁니다.

당귀를 약재로 사용해온 곳은 한, 중, 일 3국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중국당귀를 약용으로 수입하지는 않습니다. 국내 한약규격집에는 한국당귀(참당귀 또는 토당귀)와 일본당귀가 수록되어 있을 뿐이고, 중국당귀는 배제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당귀는 참당귀 또는 토당귀라고 불리어 왔습니다.



한국의 배추와 양배추가 다르듯이 중국의 당귀와는 좀 다릅니다. 어느 것이 더 좋다고 말할 수는 없으며, 약성과 주요 활성성분도 좀 다른 것입니다. 그러나 효과에 있어서는 일치하는 부분도 꽤 있습니다.

한국당귀의 학명은 “Angelica gigas NAKAI”인데, 앞에 붙은 Angelica는 Angel의 뜻으로서 가히 “천사의 약재”라 불릴만합니다.
당귀의 이름은 “당연하다, 마땅하다” 할 때의 당(當)자, “돌아오다” 할 때의 귀(歸)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즉, “마땅히 돌아온다”는 뜻인데, 뭐가 돌아온다는 걸까요?

속설에는 집 나간 남편을 돌아오게 한다는 설이 있습니다. 부인이 당귀를 먹었더니 피부가 고와지고, 예뻐지고, 여러모로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잘 하게 되어 집 나갔던 남편이 돌아오게 되었다는 것이죠.

또 다른 속설은 전쟁터에 나가는 남편의 품에 당귀를 넣어주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남편이 전쟁 중에 힘이 빠졌을 때 아내가 넣어준 당귀를 먹었더니 힘을 내어 잘 버티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얘기입니다.

항간에 떠도는 얘기들이기는 하지만 다 일리있는 말입니다. 하여간 여자가 먹으면 더 여자다워지고, 남자가 먹으면 더 남자다워지니 참 기특한 약재입니다.
그럼 당귀의 효능을 한 번 살펴볼까요?

활혈행혈(活血行血) – 혈액순환 개선?
활혈(活血)은 피를 잘 돌게 한다는 뜻이고, 행혈(行血)은 고인 피를 내보낸다는 뜻입니다.
피가 잘 돌지 않아서 고이고 뭉친 것을 어혈(瘀血)이라 합니다. 그 상태가 오래 되면 염증이 생기고 썩습니다. 썩는다는 말을 어렵게 표현한 것이 “괴사”라는 말인데요, 조직이 활력을 잃고, 엉키고, 덩어리진 것입니다.
당귀가 활혈행혈 작용이 있기에 자연스레 산어소종(散瘀消腫) 효과로 이어집니다. 어혈을 풀어주고, 뭉친 것을 흩어준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난소의 혹 등 각종 혹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효과가 있답니다. 당귀의 항종양 효과, 항암 효과에 대해서 연구된 논문들이 이미 많이 있습니다.

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


이 성분들은 혈소판이 응집되는 것을 저해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많이 연구되었습니다. 즉, 피가 엉기지 않고 맑게 유지되도록 해주며,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또 혈액속의 유해활성산소를 제거하여 염증을 방지하고, 좁아진 혈관을 부드럽게 이완/확장시켜주는 효과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당귀의 성분이 혈관내피 세포에서 NO(산화질소)의 생성과 방출을 촉진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중국 당귀나 일본 당귀에 비해 한국 당귀에는 L-아르기닌이 더욱 풍부한데, 이 성분과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당귀는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혈관손상과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그래서 결과적으로 협심증,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혈관질환 및 뇌혈관 질환을 예방하리라 봅니다.

신경보호 및 인지력 개선, 치매 예방 효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어 치매(알츠하이머병) 환자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치매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약제 개발이 매우 활발한데요, 당귀가 노인들의 인지력을 개선하고 치매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에 대한 연구에 상당한 진전이 있습니다

|

당귀의 추출물이 뇌에 신경독성을 일으키는 물질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치매를 일으키는 물질로 알려진 베타아밀로이드의 독성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기억력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입증되고 있습니다.

참당귀 추출물을 치매 예방을 목표로 사용하는 것에 대한 특허까지 출원되어 있는 상황이고, 국내에 당귀를 소재로 한 건강기능식품 중 기억력과 인지능력 개선에 대하여 식약처로부터 인정을 받은 것들도 꽤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억력이 떨어지고, 건망증이나 치매 때문에 걱정이신 분들은 당귀를 섭취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찬 사람들에게 도움
당귀는 그 약성이 부드럽고 따뜻하며, 보혈(補血)과 활혈행혈(活血行血) 작용이 뛰어난 약재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사람을 따듯하게 만드는 것은 피입니다. 피 색깔은 빨간 색이죠. 따듯한 색입니다. 몸에 피가 충분하고, 손발에 피가 잘 돌아야 손발도 따듯하고, 아랫배도 따듯해진답니다.
보일러의 화력이 아무리 좋아도 보일러 관에 물이 채워져 있지 않으면 방이 따듯해질 수가 없습니다. 또 배관의 물이 제대로 돌지 않으면 방들이 고르게 따듯하지를 않습니다.
배관의 물이 부족한 것이 혈허(血虛)이며, 배관의 물이 제대로 돌지 않고 막히는 것이 어혈(瘀血)입니다. 당귀는 혈허와 어혈을 치료하여 냉증을 없애는 명약이랍니다. 손발과 아랫배가 찬 분들은 계피를 함께 드시는 것도 좋습니다.
자궁건강에 도움
당귀를 여자의 인삼이라고 말합니다. 생리불순, 생리통, 난임(불임) 등 각종 여성 질환에 많이 사용되었기 때문입니다.

“자궁이 차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는 비유적인 표현으로서 혈허(血虛)하여 자궁으로 혈액공급이 잘 안 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이럴 땐 자궁내막이 얇아지고, 생리양이 적어질 수도 있습니다. 손발에 피가 잘 돌아야 손발이 따듯해지듯이 골반 안쪽으로도 피가 잘 돌고, 기가 잘 통해야 자궁내막 상태가 좋아지고, 자궁이나 난소에 혹도 생기지 않는답니다.



당귀를 먹으면 자궁근종이나 내막증이 더 커지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요, 낭설입니다. 당귀는 여성호르몬이 아닙니다.
당귀는 한의학에서 징가적취(癥痂積聚, 종양을 의미함)를 해결하는 약재로 늘 사용됩니다. 당귀는 자궁근종이나 난소혹의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생리통의 개선에 도움
생리색이 검붉고, 생리통이 심하고, 생리혈에 덩어리가 많이 생기는 경우는 자궁에 어혈이 있을 때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당귀는 활혈거어(活血祛瘀), 행기지통(行氣止痛)의 효과가 있어 이로 인한 생리통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뛰어나답니다.
물론 진통제처럼 먹자마자 통증을 없애지는 않지만 꾸준히 드시면 점차 생리통이 개선될 겁니다.
당귀는 남자에게도 좋다
당귀는 한약 처방에서 남녀용을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약재입니다.
남자에게도 물론 혈액순환이 중요합니다. 특히 뇌혈류 및 심장 혈관계통의 혈액순환도 컨디션 유지에 중요하죠. 그래서 저도 당귀차를 자주 마신답니다.
특히 당귀에는 아르기닌이라는 아미노산 성분이 들어 있어 남자한테 참 좋습니다.
당귀의 항암 효과에 대한 연구 중에서, 특히 전립선암에 유효한 작용에 대한 연구가 많습니다. 이는 남자들의 남성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작용하는 것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는 것을 뜻합니다. 남성들의 전립선 질환이나 탈모가 다 남성호르몬의 비정상적인 작용 때문이랍니다.
당귀, 누구에게나 다 좋을까?
지금까지 언급했던 필요가 있는 분이라면 좋습니다. 필요가 없는 사람들은 굳이 섭취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귀는 음식으로 밥상에 올라오는 재료는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약으로 사용되는 약재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당귀를 그냥 먹어도 되는 식재료로도 분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FDA는 당귀를 GRAS 등급으로 분류했습니다. GRAS란, Generally Recognized As Safe, 즉 “일반적으로 안전한 식품”이라는 뜻입니다.
당귀는 식품재료로 분류될 만큼 약성이 온화하고 부작용이 드문 약재입니다. 다만 한의사와의 상의 없이, 뭔가 치료의 목적으로 쓰는 것이 아닐 때는, 많은 양을 드시려고 하지 말고, 하루에 5g 이내의 수준으로만 드시면 좋습니다.
그래도 이상 반응이 있을 수 있지 않나?

그럴 수 있습니다.
소화기관이 약한 분들은 당귀를 먹은 후 설사가 심해지기도 하는데 이럴 경우는 연하게 드시거나 섭취를 중지하고 한의사의 조언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만약 질병 때문에 와파린 등의 치료를 받고 있는 분이라면 약효에 영향을 미칠수 있으므로 이때는 당귀의 섭취를 중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평소 생리양이 너무 많은 분들, 출혈 성향이 있는 분들은 주의가 필요하니 한의사와 상담 후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평소 설사를 하는 분들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당귀에 예민한 분들은 설사가 생기기도 합니다.

임신 중에 당귀를 섭취해도 될까?

양방 산부인과에서는 초기 유산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로 아스피린이나 헤파린을 처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임신초기에 착상하는 시기에 혈액의 응고를 방지하고,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당귀 역시 앞서 언급한 것처럼 활혈(活血) 효과가 있으므로 임신 초기 안태(安胎)를 위해서 쓰이기도 합니다. 안태약으로 유명한 안태음(安胎飮)이라는 처방에도 당귀가 들어갑니다.
임신 중 한약 사용에 대해서 근거 없이 위험하다고 걱정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한약의 종류에 따라 쓸 약이 있고, 안 쓸 약이 있는 거랍니다. 무조건 다 안 되는 것이 아닙니다.
안태가 필요한 경우, 한의사가 판단과 진단 하에 당귀가 들어간 처방을 하기도 합니다.

하루 5g 이하 적은 용량의 당귀를 차 형태로 섭취하는 것은 임신 초기에 착상하는 과정에 도움이 되면 되었지, 해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10g, 20g 등 많은 용량으로 드시지는 않아야 하며, 임의로 당귀차를 마시는 것보다는 전문 한의사의 상담을 받아보시는 것을 권합니다.


상품 카테고리
   한방차
읽어보세요